제3편 – 칼끝의 균열서장 – 숨겨진 조각검은 숲, 수백 년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폐허의 땅.밤을 삼켜버릴 듯 짙은 어둠이 나무 사이를 뒤덮고,한 줄기 바람조차 낯선 기척에 움츠러드는 고요가 흐른다.그 고요를 깨뜨리는, 낮고 건조한 걸음소리.해골 왕은 어둠을 뚫고 숲 속 깊은 장막을 걷어내며 나아갔다.그의 발길이 멈춘 곳엔, 검은 비석과 무너진 옛 제단이 있었다.그 제단 위엔, 나머지 네 조각과는 전혀 다른 기운을 지닌붉은빛 석편(石片) 하나가 가만히 놓여 있었다.“이 조각을 가진 자는…”해골 왕은 중얼이며 손을 뻗었다.손끝이 닿자, 조각은 희미하게 진동하며 음산한 기운을 흘려보냈다.순간, 바람이 멎고 숲 전체가 숨을 죽인 듯했다.“…천마신보의 일부를 다룰 수 있지.”해골 왕의 눈빛이 미세하게 흔들..